코로나19 맞서는 내 몸 면역지수, 피 1mL로 안다?
- Autor : NKMAX
- Date : 20-04-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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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세포 찾아 파괴… NK세포 활성도 검사법 각광
면역력은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뿐만 아니라 현대인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병인 암까지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 해답이 될 수 있다.
‘면역(免疫)’의 사전적 정의는 ‘몸속에 들어온 병원 미생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해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 미생물을 죽여서 다음에는 그 병에 걸리지 않도록 된 상태, 또는 그런 작용’이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힘, 즉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 면역력이다. 몸속 정상적인 '자기 물질'과 상처나 감염으로 침입한 '비(非)자기 물질'을 구분하고 방어하는 능력인 셈이다.
우리 몸의 호흡기·소화기·피부 등이 외부로부터 병원체를 1차로 막는 면역 기능을 한다면 체내에선 각종 면역세포가 이 기능을 한다. 몸속에는 대식세포·T세포·B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게 NK(Natural killer)세포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각종 암부터 코로나19까지 NK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NK세포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NK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유일하게 직접 비정상세포를 찾아내 파괴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는 다른 세포와 달리 세포 표면에 특정단백질(MHC Class I)이 줄어드는 등 이상이 생기는데, NK세포는 이 이상을 감지해 비정상세포를 인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체내에는 NK세포가 약 1억 개 있다. 이들은 간·골수에서 성숙한다. 일반적으로 20대에 세포의 활성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이후 줄어들어 6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80대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NK세포의 활성도가 높다면 비정상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활성도가 낮으면 비정상세포를 구별하지 못하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즉,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나 암 같은 병을 일으킬 소지가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NK세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 환자, 그중에서도 유방암·전립샘암·대장암 환자의 NK세포 활성도가 일반인보다 낮다. 활성도가 낮다는 건 이미 암세포가 생겨 NK세포 활성을 저하하는 물질이 분비되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NK세포 활성도가 낮아지고 체내 암세포가 자라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체내 NK세포의 활성도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혈액을 1mL만 채취하면 된다. 이 검사는 자극인자를 통해 혈액 내 NK세포를 특이적으로 활성화한 뒤 NK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의 양을 효소면역분석(ELISA)으로 측정해 NK세포 활성도를 정량화하는 원리로 진행된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활용하면 암세포 등 비정상세포의 발생 여부나 앞으로 발병 가능성이 있는 환경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일례로 유전성 암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병 전에 미리 유방절제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도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활용해 암 발병 조짐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되는 면역 기능 저하 상태를 점검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NK세포의 활성도를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생활습관에 달려 있다. 첫째, 수면 습관이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과 제대로 싸우기 힘들다. 수면은 모든 세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전체 에너지 대사도 떨어진다. NK세포도 잠을 깊이 잘 때 그 기능이 활발해진다. 숙면하지 못할 경우 NK세포의 수와 기능이 떨어진다.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NK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체온 유지도 중요하다. 추울수록 몸이 체온 유지를 위해 여러 기관에 에너지를 쓰는 탓에 면역세포에 갈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체온이 1도만 떨어져도 면역력이 30% 감소한다. 기온이 낮을 때는 오랜 시간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피하고 주기적으로 따뜻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거나 모자·스카프 등을 착용해 큰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식단과 적당한 운동이 도움된다. 유익균이 많이 든 발효식품이나 곡류·채소류 등 유익균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이상 40~50분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적절히 배합해 실시하는 것을 추천한다.
GC녹십자의료재단 권애린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개인의 면역력은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면역력을 점검하고 생활습관 등을 개선해 나간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정심교 기자